#1 음료 가게
뜨거운 햇살이 몰아 쬐는 무더위 수도권의 열대야는 에어컨이 실외기의 열기를 타고 후꾼 후꾼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푸드 파이터는 친구의 커피숍이 바쁘다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사람들은 얼음이 들어간 시원한 음료로 열기를 피하기 위해 이곳으로 들어옵니다. 앞치마를 메고 핫한 수박 주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자음의 경괘한 전화벨 소리가 울립니다.
진공청소기 엄마 먹깨비랑 싸웠어요
푸드파이터 음~~~~
진공청소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제가 참깨 라면을 먹었는데 그거 먹었다고 저에게 화를 내 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라면 사다 준다고 했는데... 싫다고 그러면서 저에게 막 돼지 새끼라고 거예요. 좀 심하게 싸웠어요.
푸드파이터 음~~음~~~일단 바쁘니깐 끊어!
오늘은 조용히 지나가기는 글렸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 서로를 밀치고 크게 싸웠나 봅니다.
2번과 3번이 싸우는 것보다 1번과 2번의 싸우면 심각해집니다. 좀처럼 싸우지를 않는데,
둘이서 오랫간만의 싸움은 심각해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생각까지만 하고 일단 일에만 집중을 할 겁니다. 밀려오는 주문에 빨리 몸을 움직여야 되기 때문입니다. 수박을 껍데기를 잘라서 5mm 간격으로 잘라 내면 검은 씨가 떨어져 나갑니다. 그래서 그것을 투명 컵에 넣어 진열대에 놓았습니다. 수박 주스를 주문이 들어오면 믹서기에 갈아서 달달한 시럽을 조금 넣어줍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진공청소기랑 싸운 입 짧은 먹깨비가 나를 보기 위해 찾아옵니다. 갑자기 찾아온 먹깨비를 보고 친구에게 먹깨비를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입 짧은 먹깨비 (친구에게 인사를 하고 곧바로) 엄마!
푸드파이터 (그리고 조용히 입 짧은 먹깨비를 안아줍니다.)
이럴 때는 말보다 위로가 약이 됩니다. 바쁜 일상으로 분주하고 바쁜 상황이지만 살다 보면 우리에게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럴 때 가장 소중한 것을 선택합니다.
일단 진정을 시키고 집으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집에 가기를 꺼려합니다.
해가 어느 정도 내려 올 무렴 집으로 돌아옵니다. 뜨거운 태양열을 한풀 꺾이고 있습니다.
#2집 안
집안으로 들어오니 싸움의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안의 진공청소기 방문에 구멍이 4개나 나 있습니다. 아래 부분에 2개, 위쪽에 2개
아랫부분은 발로 걷어 찬 느낌이고 위쪽은 손으로 친 것 같습니다. 위에 난 구멍은 혹 손가락을 펴고 찌른듯한 무협 영화의 주먹이 아이라 손가락을 이용한 강력한 파워로 문을 파괴시겼나 생각이 날 정도의 강력한 내공이 보이는 구멍이었습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싸움은 분노의 단계로 넘어갑니다.이제 슬기롭게 풀어야 되는데 푸드파이터의 1번과 2번의 눈치가 대략 심상치 않습니다.
*경계의 눈빛
둘에게 이상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공청소기-그거 라면 사다 주면 되는데 그거 가지고 화를 낸다 돈 얼마 한다고... 사람에게 돼지라고 화를 냈습니다. 엄청 억울해합니다)
입 짧은 먹개비-엄마가 없을 때 참깨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허락도 없이 내 거를 먹었다고 생각합니다.
푸드파이터- 먹는 행위에 대해 예민하지 못한 성격이라 몇 푼 안되는 거 사다가 주면 되지 않은까!라고 생각을 했지만 사람에 따라 ‘어떤 계획을 해야 되겠다’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돈의 가치보다는 자기의 목표의식이 한 순간에 사라진 것에 대한 허탈감이 더 크다. 는걸 알게됩니다.
아무래도 쉽게 정리가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이들 세명을 개성을 살려주고 자기주장을 받아주고 풀어가는 과정은 의외로 손도 많이 가고 에너지도 많이 갑니다.
엄마로서의 상황은 혼자서 세명을 감당하고 심리적인 케어를 한다는 것을 요리를 하는 것만큼 기가 많이 딸리게 됩니다.
일단 억울한 것이 만은 진공청소기가 저에게 찾아와 면담을 요청합니다.
이 순간의 한 사람의 인격적인 만남을 해 주어야 됩니다. 아이로 보지 말고 영혼을 만나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저의 말 한마디 한마디 실수가 있으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줍니다.
#3 진공청소기 방안
진공청소기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자전거로 선유도를 갔어요. 그래도 아침에 손유도까지 갔어요. 엄마가 일을 하려 가신다고 해서 집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자 했었는데 점심을 먹기 전에 잠이 와서 잠깐 졸다가 실례를 했어요. 잠깐 10분을 잤는데 (참 어이가 없는 표정) 그래서 배가 고파서 라면을 먹었는데 입짧은 먹깨비가 자기 꺼를 먹었다고 막 뭐라고 하면서... 나중에는 돼지 새끼래요.
참말로 진공청소기의 말은 알다가도 모를 만한 이야기입니다. 핵심이 무엇인지... 이렇게 어린아이들은 감정은 앞서지만 표현하는 것은 많이 서툴러 보입니다.
#4 부엌
그래도 차분한 저녁입니다. 시끄러운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서둘려 밥을 합니다. 오늘은 바쁜 일정으로 인해 마트에서 양념된 불고기에 먹쇠 들의 먹방으로 양을 늘리고자 버섯과 야채를 첨가시킵니다. 절대 미각이 드디어 집에 들어오고 모두들 식탁에 앉습니다. 밥을 먹기 전 먼저 절대미각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모두 식탁에 앉습니다. 그리고 식사가 시작됩니다. 조용히 아무 말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어색한 푸드파이터는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합니다. 식사가 끝나고 절대미각은 이제야 말을 시작합니다.
절대미각 (약간 내려간 저음으로 두 손은 식탁에 모아 올립니다) 오늘 둘이 싸웠다고 하는데 설명을 해줄래~~ 누가 먼저 시작할까?
입 짧은 먹깨비 내가 먹으려고 치워둔 참깨라면을 진공청소기가 물어보지도 않고 먹었어요.
절대미각 (고개를 돌리며) 그래서 다음은 진공청소기가 말해볼래~~
진공청소기 (목소리에 억울함이 보인다 )그래서 제가 라면 사준다고 했는데....
절대미각 (고개를 돌리며 먹깨비를 본다.절제된 억양) 그래서~~
갑자기 이 엄숙한 분위기는 가족의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게 합니다.
입 짧은 먹깨비 (억울해하며) 저는 누가 사주는 거 싫어요. (손가락을 가르치며) 제는 맨날 내 것 뺏어 먹어요!
절대미각 (고개를 돌리며 진공청소기를 본다)
진공청소기 (억울함이 묻어나는 목소리) 제가 자다가 몽정을 해서 기분이 나빴는데.... 먹는 거 가지고 저 보고 돼지 새끼라고 하잖아요.
절대미각 너희들 돼지새끼 맞잖아~~
(킥킥 웃기 시작한다. 눈동자만 돌리던 푸드 파이터도 덩달아 웃고 입 짧은 먹깨 비는 눈물을 흘리며 웃고 깜찍한 편식 쟁이는 그냥 고개만 돌리다 같이 웃고 만다.)
절대미각 (또 고개를 돌리고 입짧은 먹깨비를 본다)그래서~~
입짧은 먹깨비 그까짓 거 라면 사준다고 했는데 전 그런 거 싫어요.
절대미각 (또 고개를 돌리고 진공청소기를 본다. 미소 지으며)그래서~~~
진공청소기 먹깨비가 돼지 새끼라고 했는데, 화가 났는데.... 어떻게 멈추어 될지를 몰라서 먹깨비가 하는 말을 똑같이 했어요.
절대미각 (다시 고개를 입 짧은 먹깨비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그래서~~
입짧은 먹깨비 그래서 이렇게 문을 발로 차고 여기 상처가 났어요.
절대미각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있다가 조용히 입을 연다) 먹깨비는 먹으려고 했는 거는 자기가 먹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진공청소기는 먹기 전에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먹었으면 좋겠다.
입 짧은 먹깨비 진공청소기는 맨날 그래요. 맨날 물어보지도 않고 먹어요.
절대미각 (입을 꾹 한번 쩝 거리고 미소 지으며) 앞으로는 먹을 때 물어보고 먹어!
진공청소기 네에
절대미각 (처음부터 식탁에 올려진 손은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차분한 목소리로) 오늘은 기분 전환 겸 푸라닭 치킨 시켜먹자!
(입모양은 세모가 되고 눈을 둥그렇게 뜬다. 절대미각이 중요한 순간에 하는 표정입니다)
절대미각의 차분한 모습과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진행의 모습에 감탄을 합니다. 참 이런 상황을 이렇게 차분히 이끌어 나가는 절대 미각의 감각은 매력입니다. 그 후 진공청소기의 불만은 며칠 더 갔었고, 진공청소기는 입 짧은 먹깨비에게 경계심은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입짧은 먹깨비는 발로 문을 찬 남은 상처로 며칠을 잘 걷지도 않고 절뚝거리고 다닙니다. 이렇게 성질을 내다가 아프고 다치면 자기만 손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무튼 먹쇠들은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먹기 위해 존재하는 존재 먹쇠들의 집!! 우리의 먹기 전쟁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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